
이 남자의 가족이 너무 불쌍했다. 왜 그렇게 싸웠는지는 자세한 이유가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처가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서로 다툴수 있고 (그런건 흔한일 아닌가?), 아이가 한눈 파는 사이에 생각지도 못했던 위험한 상황에 처할수도 있지만, 그 댓가로 이렇게나 가슴아픈 결말은 보는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남자가 처한 상황이 너무 슬퍼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한참동안 멍하게 앉아 있어야 했다. 내가 만약 그 상황이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다.

이렇게나 곱고 천사같은 아이였는데 어떻게 하다가 그런 비극적인 사고를 당했을까. 마치 내 아이 같아서 영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영화일 뿐이지만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

다친 아이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달려갈때 뒷자리의 아내 반응이 너무 이상했었다. 아무리 상황이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나 과하게 남편을 몰아붙이는 모습이 좀 기괴하다 생각했었는데 이런 상상도 못한 결말이라니. 영화 후반부로 넘어가면 서서히 그 결말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신기한 건 결말이 그리 반전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상상 가능했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수 없는 극의 전개가 놀라웠다. 나를 감정적으로 몰아붙이면서 긴장감을 만들어가는 감독의 솜씨가 대단하다. 몰입감은 최고인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