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단순히 돌을 놓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수많은 전략과 전술이 얽혀 있는 깊은 사고의 경기입니다. 한 수 한 수가 모여 집을 만들고, 세력을 키우고, 때로는 상대를 무너뜨리는 흐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기적인 전술과 장기적인 전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승리를 위해선 감각뿐 아니라 균형 잡힌 시야와 정확한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전략은 초반 포석입니다. 포석은 바둑판 전체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설계하는 단계로, 이 시점에서의 실수는 중반 이후 흐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포석에서는 모서리부터 차지하고 점차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너무 한쪽에만 치우치거나 작은 곳에 집중하게 되면 균형을 잃기 쉽습니다. 이 시기엔 집을 크게 만들기보다는 세력을 넓히고 향후 싸움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반에는 싸움, 즉 전투가 본격적으로 벌어집니다. 여기서 전술적인 수읽기가 핵심입니다.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 공격하거나, 자신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수를 찾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끊기’와 ‘잇기’, ‘젖힘’과 ‘밀기’ 같은 기본 전술들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상대의 돌을 끊어내 고립시키거나, 본인의 약점을 안전하게 이어가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끄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리고 바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바로 ‘사활’입니다. 집이 아무리 커도 안에 있는 돌들이 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돌을 살리고 죽이는 수 싸움은 고수일수록 더 철저하게 따지고 들어갑니다. 사활의 감각은 단순히 모양을 많이 보는 것으로도 키울 수 있고, 실전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쌓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돌을 죽이는 것만큼, 내 돌을 안전하게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반은 마무리 단계로, 여기선 ‘끝내기’가 중심이 됩니다. 끝내기는 큰 자리를 먼저 차지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끝내기를 방지해야 하는 흐름인데, 이때의 한 수 한 수는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심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1집, 2집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끝내기 실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승리를 위해선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전략적 시야, 전투에서 필요한 수읽기 능력, 사활 감각, 그리고 끝내기의 정확함이 균형 있게 갖춰져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상대 스타일에 맞는 대응법을 찾는 유연함입니다. 단단한 수비형이든, 거침없는 공격형이든,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는 것이 결국 바둑을 오래 즐기고 잘 둘 수 있는 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