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를 보면 괜히 마음이 편안해져요. 모양이 단순한 듯하면서도 참 맑고, 어느 풍경이든 어울리는 그런 꽃이에요. 데이지는 흔히 들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꽤 깊고 오래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먼저 데이지의 꽃말은 ‘순수함’, ‘희망’, ‘비밀을 지켜줄게’ 같은 뜻이 있어요. 꽃잎 하나하나가 촘촘하게 모여 있는 모습 때문인지, 누군가를 향한 조용한 마음이나 변치 않는 감정을 표현할 때 종종 쓰이곤 해요. 고백은 하지 않지만 늘 곁에 머무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데이지는 ‘하루의 시작’을 상징하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영어 이름인 ‘daisy’는 사실 ‘day’s eye’, 즉 ‘낮의 눈’이라는 뜻에서 왔거든요. 해가 뜨면 꽃잎이 활짝 열리고, 해가 지면 닫히는 데이지의 특성이 그런 이름을 갖게 했어요. 그래서 유럽에서는 하루를 시작하는 꽃, 아침을 알리는 꽃으로 여겨지기도 했죠.
문화적으로도 데이지는 많은 나라에서 사랑을 받아왔어요. 고대 로마에서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여겨졌고, 중세 시대에는 기사들이 사랑하는 이에게 데이지를 선물하며 충성과 순정을 맹세했다고 해요. 또 어린아이들이 데이지를 엮어 꽃목걸이를 만들거나, 꽃잎을 하나씩 떼어내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외치는 장면도 익숙하죠. 그런 데이지의 모습은 어쩌면 사람들의 소박한 감정, 일상의 설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지도 몰라요.
요즘은 정원이나 화분에 심어 키우는 분들도 많은데, 데이지는 관리도 그리 어렵지 않고 오랫동안 꽃을 피워줘서 더 사랑받는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밝아지는 꽃, 그래서 데이지는 늘 곁에 두고 싶은 존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