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예고 없이 빠르게 번지는 재난이라 평소에 대피 요령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기 상황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특히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이어지는 시기엔 산림과 가까운 지역에 계신 분들일수록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피는 상황이 벌어진 후에 갑작스럽게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 준비와 즉각적인 판단이 핵심입니다.
산불이 발생했다는 알림을 받거나 연기, 불꽃이 보이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TV, 라디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산불의 진행 방향과 대피 경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관할 소방서나 지자체에서 안내하는 공식 정보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휩쓸리는 건 위험합니다. 불길이 가까워지기 전에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시간이 없다면 주변의 공터, 도로, 논밭 등 불에 타지 않는 공간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대피 시에는 될 수 있으면 면 마스크나 물에 적신 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하고, 불씨나 연기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긴팔 옷과 두꺼운 외투를 입는 것이 좋습니다. 집 안에 있을 경우 불이 붙기 쉬운 커튼이나 가구 근처는 피하고, 문과 창문을 닫아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창문을 닫고 환기 모드를 내부 순환으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한 팁입니다.
만약 대피소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민센터나 마을회관, 학교 운동장 등 사전에 지정된 대피소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나 동거인과는 평소 대피 연락망을 정해두고, 누구는 어디서 만나자고 정해두는 게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대피용 가방에 이동장과 사료, 물도 함께 챙겨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대피는 빠르게,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높은 곳으로 피하거나 산길 안쪽으로 들어가는 건 오히려 위험할 수 있고, 가능한 한 불길의 반대 방향, 바람을 등지는 방향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조대나 공무원의 안내가 있을 경우 반드시 그 지시에 따라야 하며, 자신의 판단으로 독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