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도입 시 사회 보험 제도는 어떻게 바뀔까?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사회보험 제도는 지금과는 꽤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히 돈을 더 주는 제도가 아니라,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위험을 나누고 생활을 보장할지의 틀이 다시 짜이는 거예요.

가장 먼저 바뀌는 건 사회보험의 역할입니다. 지금까지는 실업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연금 등이 각각의 위험을 대비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는데, 기본소득이 일정한 생활비를 모두에게 보장하게 되면 사회보험은 그 위에 덧붙는 구조로 바뀔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생계는 기본소득이 맡고, 사회보험은 그 외의 위험, 예를 들어 질병이나 사고, 실업 같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형태로 재편되는 거죠.

보험 급여 수준도 조정이 필요할 겁니다. 이미 기본소득으로 일정 금액이 지급되고 있다면, 보험에서 지급되는 금액은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요. 예를 들어 실업급여나 기초연금 같은 제도는 기본소득을 감안해 급여가 일부 축소되거나 지급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복 보장이 생겨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거든요.

보험료 구조도 변하게 됩니다. 기본소득을 유지하려면 세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사회보험료 부담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일부 보험료는 세금과 통합해 걷거나, 보험료 대신 세금으로 대체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도 있어요.

이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도 발생합니다. 기본소득이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되기 때문에, 기존의 소득보전형 사회보험이 얼마나 필요할지 논의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저소득층 중심의 복지 제도와의 조정이 쉽지 않을 거예요.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가입 기준의 변화입니다. 지금은 근로 형태나 직업에 따라 보험 가입 여부가 달라지지만,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이런 구분이 의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프리랜서, 자영업자 같은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도 동일한 기본소득을 받게 되니, 사회보험은 직업 중심이 아니라 위험 중심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생깁니다.

물론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입니다. 기본소득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이 마련되면, 사회보험 재정에 들어가는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급여 수준이 낮아지거나 보험료가 오르는 식으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전체 사회보장 체계가 하나의 큰 틀 안에서 다시 짜여야 한다는 거예요.

결국 기본소득이 들어오면 사회보험은 보편적 소득 보장보다는 위험 대비 기능에 집중하게 될 겁니다.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하되, 사고나 질병, 실업 같은 특별한 위험은 여전히 사회보험이 책임지는 이중 구조로 가는 거죠. 중요한 건 이 둘이 따로 움직이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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