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나무를 정원에 심을 때 주의할 점은 어떤 게 있나요?


정원에 뭔가 독특한 느낌을 더하고 싶을 때 비파나무만큼 좋은 선택도 드뭅니다. 잎이 크고 반질반질해서 한 그루만 있어도 분위기가 확 살아나죠. 그런데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덜컥 심어버리면 나중에 꽤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나무거든요.

우선 햇빛을 정말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반그늘 정도도 버티긴 하지만, 열매를 기대하신다면 하루 종일 햇빛이 잘 드는 자리를 고르시는 게 좋아요. 특히 남향이나 남서향 쪽이 가장 이상적이고요. 겨울바람이 강한 곳은 피하셔야 합니다. 비파나무는 추위에 약해서 영하 8도 아래로 떨어지면 동해 피해를 입기 쉽거든요. 서울처럼 겨울이 매서운 지역이라면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담장 옆이나, 마당 중에서도 비교적 따뜻한 곳을 골라 심으셔야 해요.

토양도 생각보다 까탈스러워요. 배수가 잘 되면서도 너무 마르지 않는, 약산성의 흙을 좋아합니다. 물빠짐이 나쁜 흙에 그냥 심으면 뿌리가 썩기 쉬워서, 심기 전에는 꼭 모래나 마사토를 섞어서 흙 배합을 조절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비파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제법 커지기 때문에 여유 있는 공간 확보도 중요해요. 최소한 지름 3-4미터 정도는 생각하셔야 하고, 벽이나 다른 수목과는 적당히 떨어지게 심어주세요. 가지치기도 해줘야 하고, 낙엽도 제법 떨어지니까 주변 정리도 신경 써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병충해도 은근히 있어요. 특히 진딧물이나 깍지벌레 같은 해충이 잘 붙기 때문에 봄부터 미리 관찰하시고, 필요하면 친환경 약제를 준비해두시는 게 좋아요.

조금만 신경 써서 자리를 잘 잡아주면, 해마다 짙은 녹음과 은은한 노란빛의 열매를 선물해주는 나무니까요. 정원에 잘 어울리는 비파나무, 심기 전에 한 번쯤은 꼭 고민하고 준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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