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면서 고기를 잘 담아놨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살림망을 열어보면 고기가 하나도 없을 때가 있어요. 분명히 도망가지 못하게 넣어놨는데 말이죠. 이런 일이 생기면 낚시 실력보다도 망부터 다시 점검해보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가장 흔한 이유는 망의 구멍 크기 때문입니다. 살림망은 종류에 따라 메시 간격이 다르거든요. 간격이 넓은 저가형 제품은 작은 붕어나 피라미 같은 물고기들이 망 사이로 빠져나가기 딱 좋습니다. 특히 고기가 힘이 넘치고 활동적인 경우에는 조금만 틈이 있어도 빠져나가버려요.
두 번째는 입구 부분입니다. 지퍼가 달려 있거나 뚜껑처럼 덮는 구조라 해도,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고기 입장에서는 출구가 열린 거나 다름없어요. 특히 오래 사용한 제품은 지퍼가 헐거워지거나 고정력이 약해져서 살짝 열려 있는 사이로 물고기가 빠져나갈 수 있어요.
물살이 있는 곳에서는 망이 뒤집히는 경우도 생각보다 자주 생깁니다. 살림망 자체가 가벼운 구조라서 물살을 타고 뒤집히거나 뒤틀리면, 입구가 아래로 가거나 기울어져서 고기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방향이 생기게 돼요. 이럴 땐 망을 물속에 고정하는 돌이나 말뚝 같은 게 꼭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는 파손된 부분이에요. 망이 찢어졌거나 프레임 연결 부위가 벌어졌는데도 모르고 사용하면, 그 틈으로 고기들이 빠져나갑니다. 가끔 물고기의 지느러미나 날카로운 입 때문에 망이 상처나는 경우도 있어서, 낚시 다녀온 후에는 망 상태를 한 번씩 꼭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살림망도 결국은 도구이기 때문에 제대로 쓰지 않으면 오히려 낚시한 수고를 다 날릴 수 있어요. 고기보다 망이 더 영리해져야 하는 이유, 아마 이런 데서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