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징어를 사오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일이 손질입니다. 아직 살아 있거나 막 잡힌 상태의 물오징어는 신선도는 좋지만, 그만큼 손질이 번거롭고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어요. 특히 물기가 많고 미끄러워서 자칫하면 손을 베이기 쉬워서 칼질할 때 집중력이 꽤 필요하더라고요.
가장 먼저 머리와 몸통을 분리할 때는 몸통 안쪽 내장이 터지지 않게 살살 잡아 빼는 게 중요해요. 내장이 터지면 먹물이 퍼지고, 그 안에 있던 모래나 불순물이 고스란히 퍼지기 때문에 나중에 씻기가 더 번거로워져요. 머리를 잡고 몸통을 천천히 밀어 빼듯이 당기면 조금 수월합니다.
눈 부분은 칼보다 가위로 자르는 게 안전하고, 내장과 연결된 먹물 주머니는 되도록 터뜨리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해요. 그리고 이빨(입)은 다리 중앙에 숨어 있어서, 손으로 다리 부분을 눌러보며 딱딱한 부분을 찾아 제거해야 해요. 생물 상태에 가까울수록 이빨이 단단하니, 힘을 너무 주지 않고 손끝으로 살살 눌러보면서 빼는 게 좋습니다.
껍질 제거는 선택 사항인데요, 무침이나 회로 드실 거면 껍질까지 벗겨야 식감이 더 부드럽고 먹기도 편해요. 껍질은 몸통 윗부분에서 살짝 긁어낸 후 한 손으로 잡고 벗겨내면 되는데, 이때 마른 키친타월을 이용하면 미끄러지지 않아서 훨씬 수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위생입니다. 물오징어는 생으로 섭취할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손질할 때 칼과 도마는 반드시 따로 준비해주시고, 내장을 제거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몸통 안쪽을 깨끗하게 헹궈줘야 합니다. 내장 쪽에 살짝 남은 이물질이 씹히면 기분이 별로니까요.
마지막으로 손질한 오징어는 바로 먹지 않을 거라면 밀폐용기에 담아서 냉장이나 냉동 보관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물오징어는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실온에 오래 두면 금방 비린내가 올라오기 시작하거든요. 먹을 양만 소분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생물오징어는 손질만 잘하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재료입니다. 번거롭긴 해도 직접 손질해보면, 식탁 위에 더 큰 만족감이 따라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