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먹고 나면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을 받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실제로 먹은 그대로 변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내가 소화가 잘 안 되는 체질인가?’ 하고 의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옥수수 자체의 성분 구조와 관련이 깊습니다.
옥수수 껍질에는 셀룰로오스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요. 셀룰로오스는 식물의 세포벽을 이루는 섬유소로, 우리 몸에 좋은 식이섬유이긴 하지만 인간의 소화 효소로는 분해할 수 없습니다. 위나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대장까지 내려가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소화가 안 된 채로 배출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특히 잘 씹지 않고 삼켰다면 더더욱 껍질이 그대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져요.
또 옥수수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전분도 풍부한데, 이 전분 중 일부는 소화 흡수가 느린 저항성 전분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 저항성 전분도 위에서 다 분해되지 않고 일부는 대장으로 가서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기 때문에 복부팽만감이나 가스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옥수수 먹고 배가 더부룩하다거나 방귀가 자주 나온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게다가 옥수수에는 파이틴산이라는 성분도 들어있는데, 이건 미네랄 흡수를 방해할 수 있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소화 불편을 유발할 수 있어요. 물론 일반적인 양으로 먹을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민감한 사람들은 이런 복합적인 요인으로 소화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소화를 조금이라도 더 잘되게 하려면 충분히 오래 씹는 게 중요합니다. 껍질을 잘게 부숴줘야 장에서 흡수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대장까지 그대로 내려가는 걸 줄일 수 있어요. 또 옥수수를 한 번 삶은 후 살짝 더 익히거나, 가공된 형태로 먹는 것도 소화를 돕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정리하자면 옥수수가 소화가 잘 안 되는 건 내 위장이 약해서가 아니라, 식물 자체가 원래 그런 구조이기 때문이에요. 건강에는 해가 없지만 불편한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먹는 양을 조금 줄이거나 조리 방식에 변화를 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