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전통식인가요?


과메기는 겨울철이면 꼭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죠. 추운 날씨에 말린 꽁치나 청어를 찢어서 마늘, 김, 배추에 싸먹으면 그 고소하고 찐득한 맛이 정말 별미입니다. 그런데 이 과메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계신가요? 그냥 얼렸다 말리는 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전통식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고 자연을 잘 이용하는 방식이었어요.

먼저 과메기의 재료가 되는 생선은 꽁치나 청어입니다. 예전에는 주로 청어였는데, 점점 어획량이 줄면서 지금은 꽁치가 대부분이에요. 가을쯤 잡은 꽁치를 손질해서 내장을 제거하고, 머리를 자르지 않은 채 양쪽 등지느러미 부분만 갈라서 펼치는 ‘배가르기’ 과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하면 생선의 살이 공기에 잘 노출돼서 말리는 데 효과적이에요.

그다음엔 이걸 바로 말리는 게 아니라, 먼저 얼립니다. 11월에서 2월 사이,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는 영상이 되는 이 시기의 기후를 그대로 활용해요. 밤에 얼고 낮에 녹는 걸 반복하면서, 생선 속 수분이 점점 빠져나가고 살이 점점 쫄깃해지는 거예요. 그냥 건조기에서 바짝 말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원리죠. 그래서 이걸 ‘동풍건조’라고도 불러요. 겨울 바닷바람, 그러니까 동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말려주는 거라서요.

보통은 대나무 살에 두 마리씩 끼워서 줄에 걸어놓는데, 이게 왜 중요하냐면 공기가 양쪽으로 잘 통해야 고루 마르거든요. 이렇게 며칠 동안 말리면 처음엔 투명했던 생선 살이 점점 어두워지고, 기름기 도는 윤기가 올라오기 시작해요. 완전히 마르진 않아서 안쪽은 촉촉하고 겉은 쫄깃한 상태가 되는데, 바로 이게 전통식 과메기의 핵심입니다.

자연건조를 하기 때문에 날씨가 너무 따뜻하면 만들 수 없고, 너무 추워도 얼어버려서 안 되고, 기온과 습도, 바람이 다 맞아떨어져야 제대로 된 과메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지역적으로는 포항이나 구룡포가 유명한 이유가, 바로 이런 자연조건이 알맞기 때문이에요.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드는 과메기는 기계로 말린 것보다 훨씬 풍미가 깊어요. 기름도 덜 올라오고,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면서 특유의 비릿한 향도 덜하죠. 그래서 요즘에도 진짜 마니아들은 인공 건조된 것보다 자연 말린 과메기를 따로 찾기도 해요. 손도 많이 가고, 날씨도 잘 맞아야 해서 쉽지 않은 방식이지만, 그래서 더 귀하고 맛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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