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피가루는 향이 강하고 습기나 빛에 민감해서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금방 맛이 변해버려요. 처음엔 그윽하던 향이 사라지고, 심하면 쩐내처럼 변해버리기도 하죠. 향신료가 다 그렇긴 한데, 계피는 특히 예민한 편이라 조금만 신경 써주는 게 좋아요.
계피가루는 기본적으로 밀폐용기에 담아서 보관해야 해요. 그 이유는 향이 날아가는 걸 막는 것도 있지만, 공기 중 습기나 잡내를 막기 위해서예요. 플라스틱보다 유리병이 낫고요. 뚜껑도 꼭 잘 맞아야 해요. 열었다 닫았다 자주 하다 보면 내부 공기가 계속 바뀌니까, 쓸 만큼만 덜어서 작은 병에 담아두고 나머지는 따로 보관하는 방식도 좋아요.
빛을 피해 보관하는 것도 중요해요. 직사광선 맞으면 색이 바래고, 그만큼 향도 약해지거든요. 그래서 주방에서도 창가보다는 서랍이나 어두운 찬장 안쪽이 좋고요. 혹시 유리병을 쓰더라도 갈색 병이나 불투명 용기를 쓰면 더 좋고요.
온도는 너무 높은 곳만 피하면 괜찮아요. 꼭 냉장고에 넣을 필요는 없지만, 여름철엔 냉장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다만 냉장고에 넣을 땐 수분 때문에 눅눅해질 수 있으니까 꼭 밀폐를 잘 해줘야 해요. 냉장고 안에서도 문 쪽은 온도 변화가 심하니까, 안쪽 깊숙한 칸에 두는 게 더 나아요.
유통기한은 보통 포장지에 1년 정도로 적혀 있긴 한데, 이건 미개봉 기준이고요. 개봉한 뒤에는 6개월 안쪽에서 쓰는 걸 추천해요. 물론 보관을 잘하면 1년 넘게 써도 상관은 없지만, 향이 많이 날아가 있거나 색이 변했다면 아까워도 버리는 게 나아요. 아무리 안전해도, 향신료는 향이 생명이니까요.
혹시나 냄새 맡았는데 처음이랑 다르다, 색이 좀 칙칙하다, 덩어리가 생겼다 싶으면 오래된 걸 수도 있어요. 그런 경우엔 다시 구입하는 게 좋아요. 사실 계피가루가 가격이 아주 비싼 것도 아니고, 한번 사두면 오래 쓰니까요.
결론적으로 계피가루는 밀폐, 건조, 차광, 온도 이 네 가지만 잘 지켜주면 꽤 오래 쓸 수 있어요. 그냥 서랍 안에 아무렇게 두는 것보단 조금만 신경 써서 보관해두면, 쓸 때마다 처음 그 향이 살아 있어서 훨씬 만족스럽게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