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꽃게와 이탈리아 꽃게는 같은 ‘게’지만, 태생부터 살아온 바다와 먹어온 먹이, 생김새와 맛까지 꽤나 차이가 납니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르면서도 또 어떤 면에서는 묘하게 닮아 있기도 해요. 실제로 먹어보면요, 아 이건 확실히 다르구나 싶어요
먼저 생김새부터 조금 달라요. 한국 꽃게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파란 등딱지, 옆으로 길쭉하고 다리는 가늘고 길쭉하죠. 우리나라 바다에서는 특히 서해 쪽에서 많이 잡히고요. 반면 이탈리아 꽃게라고 불리는 건, 사실 원래 이름은 ‘블루 크랩’이에요. 미국 동부에서 온 외래종인데, 요즘은 지중해나 아드리아해에도 퍼져서 이탈리아 해안에서도 많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이탈리아 꽃게는 등딱지가 둥글둥글하고, 다리도 한국 꽃게보다 짧고 튼실한 느낌이에요. 색도 진한 파란색이 많고요. 외관부터 이미 느낌이 좀 다르긴 하죠
그럼 이제 진짜 중요한 맛 얘기로 넘어가야죠. 한국 꽃게는 살이 달고 부드럽고, 게딱지 안에 있는 내장도 고소하고 진해요. 특히 암꽃게는 알과 내장이 있어서 간장게장이니 찜이니 할 때 인기가 많죠. 살이 꽉 찬 제철에는 정말 입 안에서 단맛이 확 도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그에 비해 이탈리아 꽃게는 식감이 조금 더 단단해요. 살의 결도 굵고, 고소함보다는 짭짤한 단백함이 느껴지는 편이에요. 간장게장처럼 생으로 숙성시키는 건 잘 안 하고, 보통은 구워먹거나 토마토 소스 같은 데 넣어서 요리하는 식으로 많이 씁니다. 그래서인지 내장 맛보다는 고기 자체의 식감을 즐기는 쪽에 가깝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알이 없어요. 한국 꽃게 암컷처럼 알을 품고 있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내장이나 알 맛에 중점을 두는 분들에겐 조금 심심할 수도 있어요
정리하자면요, 한국 꽃게는 내장과 살의 풍미를 즐기기 좋고, 이탈리아 꽃게는 단단한 살과 구이용 요리에 어울려요. 국물 요리보다는 파스타나 그릴 요리에 맞는 게 이탈리아 꽃게고요.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비교보다는 어떤 요리에 쓰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밥반찬이나 찜, 간장게장 같은 식이면 한국 꽃게가 좋고, 와인이랑 곁들일 해산물 요리나 그릴 요리엔 이탈리아 꽃게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그러니까 뭐랄까, 한식이냐 지중해식이냐에 따라 고르는 재미가 있는 거죠